사실과 수치를 근거로 판매할 때와 감성에 소구할 때

 

판매자는 언제 사실과 수치를 근거로 팔아야 하며 언제 구매자의 ‘감성적 잠재의식'(emotional subconscious)에 호소를 시도해야 할까? 다시 말해 언제 직관에 혹은 합리에 소구해야 할까?

이성에 호소하는 판매는 특히 복잡한 상품이나 서비스의 경우 ‘분석마비'(analysis paralysis)로 이어질 수 있다. 그럼에도 많은 사람들이 계속해서 거의 전적으로 합리성에만 근거한 마케팅을 하고 있다. 결국 효과를 보지 못하는 판매 기회를 쫓느라 너무나 많은 시간을 소비하는 것이다. 우리는 직관에 호소하는 판매 능력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

우리는 기본적으로 합리성에 의존한 판매를 한다. 자신의 의식적이고 합리적인 생각과 자기 자신을 동일시하기 때문이다. 신중한 경영진이 감정에 기반한 의사결정을 할 것이라고 생각하기는 어렵다. 우리는 감정적 의사결정을 비합리적이고 무책임하다고 보기 때문이다.

하지만 직관이 그 자체로 고유의 논리를 갖고 있다면? 최근에 심리학자와 행동경제학자들은 감정적 의사결정이 비합리적이지도, 무책임하지도 않다는 것을 증명하였다. 실제로 이제 우리는 무의식적 의사결정에 자체에 나름의 논리가 내재되어 있음을 이해하고 있다. 이러한 ‘무의식적 의사결정'(unconscious decision)은 수많은 데이터를 손쉽게 처리할 수 있는, 매우 실증적인 정신적 처리체계(processing system)에 토대를 두고 있다. 반면에 우리의 ‘의식적 생각'(conscious mind)은 병목현상이 매우 심하다. 작업기억(working memory)의 한계로 인해 한 번에 세 가지 혹은 네 가지의 정보만을 처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아이오아 갬블링 태스크 연구는 최대이익을 내는 성공확률을 그다지 힘들이지 않고 파악해 내는 데 있어 감성적 두뇌가 얼마나 효과적인지를 잘 보여주었다.  연구 참가자들에게는 가상의 예산과 함께 4개의 카드 묶음(deck)이 주어졌다. 게임의 목적은 가능한 한 많은 돈을 따는 것이었으며 이를 위해 참가자들은 네 개의 묶음 중 어느 곳에서라도 카드를 뽑을 수 있었다.

참가자들은 이 카드 묶음이 신중하게 준비되었다는 사실을 인지하지 못했다. 두 개 묶음에서의 뽑기는 지속적인 승리로 이어졌으며, 다른 두 묶음의 경우 배당이 높은 반면 손실 또한 지나치게 컸다. 논리적인 선택은 위험한 묶음을 피하는 것이었으며, 약 50번의 카드 뽑기 이후 참가자들은 더 이상 위험한 묶음에서 카드를 뽑지 않았다. 그러나 참가자들은 카드를 80번이나 뽑은 이후에야 그 이유를 설명할 수 있었다.  논리는 느리다.

한편 연구자들은 참가자들이 느끼는 불안을 추적하여 겨우 10번의 카드 뽑기 이후부터 위험한 묶음으로 참가자들의 손이 향할 때 불안감을 느낀다는 것을 발견했다. 직관은 빠르다.

하버드비즈니스스쿨의 교수 제랄드 잘트만(Gerald Zaltman)은 구매 의사결정의 95%가 무의식적으로 발생한다고 말한다. 그렇다면 우리는 왜 우리의 의사결정 이력을 되돌아 보면서 수많은 감성적 의사결정 사례를 발견하지 못하는 걸까? 그것은 우리의 의식적 생각이 무의식적 의사결정을 합리화하기 위해 항상 그럴 듯한 이유를 만들어 내기 때문이다.

간질성 발작 예방을 위해 뇌의 좌측과 우측 절반을 절개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과학자들은 “복도 건너편 식수대에 가서 물을 마셔라”라는 메시지를 우뇌에 전달했다. 그러한 메시지를 접한 피실험자들이 일어나서 방을 떠나려고 할 때쯤 과학자들은 “도대체 어디로 가는가?”라는 질문을 함으로써 그 반대의 메시지를 좌뇌에 전달했다. 기억하겠지만 좌뇌는 식수대에 관한 메시지를 본 적이 없다. 그렇다면 과연 좌뇌는 그 답을 모른다고 인정할 것인가?  아니다. 좌뇌는 대신 “여기는 추우니 가서 재킷을 가져와야겠네.”와 같은 합리적 이유를 태연하게 조작해낸다.

자신의 의사결정 이력을 판단 근거로 삼는 것을 신뢰할 수 없다면 우리는 언제 논리를 혹은 감성을 근거로 판매를 해야 할까?

간단한 해답은 단순한 판매는 이성에 소구하고 복잡한 판매는 직관에 소구하는 것이다.

피실험자들이 네 개의 자동차 중 가장 좋은 중고차를 선택하도록 한 2011년도의 한 연구도 이러한 결론을 뒷받침한다. 각 자동차는 연비 등 네 개의 카테고리에서 등급이 매겨졌다. 이 중 한 차량은 명확하게 최고의 속성을 갖고 있었다. 이와 같이 단지 4개의 선택안이 있는 ‘쉬운’ 상황에서 의식적 의사결정자들은 무의식적 의사결정자들에 비해 최고의 차를 선택하는 데 있어 15% 뛰어났다. 하지만 연구자들이 선택 가능한 수를 12개까지 늘려 의사결정을 보다 복잡하게 만들었을 때는 오히려 무의식적 의사결정자들이 42% 더 뛰어났다. 다른 많은 연구들도 우리의 의식적 사고가 정보가 지나치게 많아질 때 과부하에 걸린다는 걸 보여준다.

고객이 제품에 대해 갖는 느낌에 영향력을 행사하고 싶다면 ‘갖고 싶어하는 감정(desired emotion)’을 불러일으키는 경험을 제공하면 된다. 고객이 복잡한 제품을 경험하도록 하는 가장 좋은 방법 중 하나는 생생한 고객의 후기를 공유하는 것이다. 연구에 따르면 고객 후기는 시각, 청각, 미각 및 촉각을 처리하는 뇌 부위를 활성화시킬 수 있다. 이러한 접근방법을 85개의 슬라이드로 된 파워포인트 프리젠테이션을 통해 산더미 같은 정보를 전달하는 판매원의 모습과 비교해보자.

감성적 생각을 비합리적이라고 치부할 게 아니라, 감성은 그저 의사결정에 대해 ‘무의식적 생각’이 ‘의식적 생각’과 의사소통을 하는 방법이라고 생각해보자.

 

출처 : Harvard Business Review (hbr.org)  →  원문보기

 

직관에 호소할 때 vs 합리에 호소할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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